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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고양이와 라면, 입사 첫 달에 생긴 일
치킨집아빠33
새벽 2시, 오늘도 야근이 길어졌다. 퇴근하고 나서도 안 닦인 국물 냄새가 부엌을 뒤덮고, 나는 그냥 창고에 있던 라면을 꺼냈다.
한 손엔 라면, 다른 손엔 사장님이 키우는 검은 고양이 ‘짱이’가 꼬리를 휘적이며 나를 지켜본다.
라면 물이 끓을 때마다 짱이는 “야옹~” 하고 트위스트를 부리며 물컵을 툭툭 건드린다. 물이 넘치면 나는 깜빡하고 불을 끈다.
그때 갑자기 전기톱 소리 같은 ‘삑’ 소리와 함께 냉장고 문이 열리더니, 뭔가가 떨어졌다. 바로 내 부대인 ‘치킨집 사장님’이 남긴 꿀벌 초콜릿 바가 바닥에 깔렸다.
나는 그걸 주워서 라면에 넣어 먹어보겠다고 마음먹었다. 초콜릿 바가 녹으면서 라면 국물은 달콤해졌고, 금세 퍼지는 냄새에 짱이는 꼬리로 바닥을 쓸었다.
그때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 “입사 첫 달에 이렇게 야근하면 몸이 안 된다”는 부서 동료의 목소리. 나는 라면을 한입 베어 물며 “그냥 다이어트 라면이야”라고 외쳤다.
짱이는 내 옆에 앉아 나를 바라보며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그 눈빛이 마치 “이제는 나도 라면 먹을래?” 하는 듯했다.
나는 라면을 다 마시고 짱이에게 작은 물그릇을 떠서 달콤한 라면 국물을 살짝 부어줬다. 짱이는 조심스레 입을 열고 “냐옹~” 하고 한 모금 마셨다.
그 순간, 사무실에서 수많은 동료들이 “오늘도 야근이네”라며 웃음소리를 냈다. 나는 라면과 고양이, 그리고 초콜릿 바가 만들어낸 작은 기적에 감사했다.
그 뒤로도 매일 야근이지만, 라면 물이 끓으면 짱이와 나는 서로 눈빛을 나눠가며 오늘도 버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