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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직전, 라면 한 그릇에 남은 우리 팀 이야기
라면덕후42
드디어 사표를 넣고도 마지막 주는 야근이 겹쳤다. 나와 팀원들은 사무실 냉장고에 남아 있던 라면 3통을 꺼냈다.
첫 번째 라면은 내가 2년 전 팀 프로젝트 마감 때 끓인 거다. 물 대신 맥주에 국물을 풀고, 치즈 가루를 뿌려 먹었는데, 그때는 우리 모두가 '이게 혁신이다'라며 웃었지.
두 번째 라면은 새내기 개발자가 실수로 2배 양념을 넣고 끓였던 라면. 매워서 눈물이 팍팍 나왔지만, 그 눈물은 곧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가 되었다.
세 번째 라면은 팀장님이 비밀리에 준비한 ‘프리미엄 라면’이었다. 사리수(뼈다귀 육수)와 마늘, 파, 그리고 소량의 고추기름을 넣어 만든 그 국물은, 마치 우리 팀이 처음 모였을 때의 뜨거운 열정을 떠올리게 했다.
우리는 라면을 먹으며 “다음 주에 우리 스타트업 인수될까?”라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그때 라면 물에 푹 젖은 종이컵에 적힌 ‘우리 팀 파이팅!’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와 웃음이 터졌다.
라면을 다 먹고 남은 국물에 마지막으로 쏟아 붓는 소스는, 팀이 남긴 작은 위로이자, 앞으로도 우리 각자의 길을 비추는 등불 같은 느낌이었다.
퇴사 전 마지막 라면, 그 국물 한 방울이 아직도 입가에 남아 있다. 이 라면이 우리에게 남긴 건, ‘함께 있었던 순간’이라는 가장 따뜻한 기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