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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3개월, 라면 한 그릇에 담긴 사라진 연차와 회식 비밀
스타트업야근곰
대학 졸업하고 3개월째인 우리 스타트업. 처음엔 연차를 15일이나 줘서 고마웠는데, 어느새 사라진 연차가 내 머리 속에 퍼즐처럼 남아 있었다.
첫 회식은 팀장님이 잡은 고깃집. 나는 ‘라면 사…’라는 변명으로 술을 피했지만, 곧 바닥에 남은 라면 봉지를 보며 뭔가 깨달았다.
“우리 회식에 라면이 빠지면 안 되겠잖아?” 라고 팀장이 농담 삼아 말했다. 그때부터 라면은 우리 팀 비공식 회식의 상징이 됐다.
다음 주, 프로젝트 마감에 맞춰 야근을 하던 중 나는 라면 한 그릇을 끓였다. 끓는 물에 면을 넣고, 건더기 스프 대신 사무실 냉장고에 있던 김치와 치즈를 넣었다. 그 순간, ‘이게 바로 우리 스타트업이다’라는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그 라면에 담긴 땀과 눈물이 연차로 환산되지 않는다는 현실이 눈앞에 스쳤다. 회식비 내역을 확인하니, 라면 재료비가 매주 2~3만원씩 들어가고 있었다.
“그럼 우리 연차가 사라진 건 바로 이 라면 때문이겠지?” 라고 동료가 얘길 꺼냈다. 그때 우리 모두는 웃으며 라면을 주문했다.
결국, 라면 회식은 연차 대신 ‘라면 포인트’로 바꾸기로 했다. 1포인트당 10분의 연차를 ‘라면 적립’이라고 부르며, 매달 말에 라면 포인트를 연차로 전환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그 뒤로 사라진 연차는 찾아왔고, 라면 한 그릇에 담긴 회식 비밀은 팀원 모두에게 작은 전설이 되었다. 이제는 새벽 2시 회의가 끝나면 ‘라면 포인트 챙기러 가자’가 우리 사무실 유일한 구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