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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야학 라면에 얽힌 비밀스러운 동기부여
라면보드레2023
우리 반은 매일 시험 전날마다 라면을 끓여 먹는 게 일종의 의식이었어요. 사소하지만 그 라면에는 작은 비밀이 있었죠.
첫 번째 라면은 시험 전날 저녁, 과학 과목을 포기하고 물리만 공부하기로 결심한 민수의 통통한 라면이었어요.
그때 그는 라면에 고추장을 살짝 넣고, '이거 먹고 무조건 100점 찍자'라고 외쳤죠.
그날 밤, 그는 무너지던 기말고사 문제들를 손톱만큼만 건드리며 풀었고, 다음 날 94점을 받았어요.
두 번째 라면은 영문학 시험 전, 급하게 도서관에서 끓인 라면. 책속에서 영어 관용구를 외우며 '라면이 내 뇌를 깨워준다'는 믿음이 있었죠.
그 시험은 기대 이상으로 88점, 난이도는 낮았지만 우리 모두는 '라면이 우리를 살렸다'고 외쳤어요.
그 뒤로는 라면을 끓일 때마다 작은 목표를 적어두고, '라면이 목표를 이뤄준다'는 마법을 믿게 되었죠.
교실 구석에 있는 전기레인지가 고장나면 라면도 못 끓이고, 시험도 못 보는 운명이라며 서로를 괴롭히곤 했지만, 그때마다 서로의 라면을 살짝 더 끓여 주면서 힘을 얻었습니다.
결국, 고3 마지막 학기엔 라면 한 그릇당 평균 3점씩 올랐다는 소문이 돌았고, 우리는 라면 덕분에 ‘웃으며 공부’라는 새로운 의미를 찾게 되었어요.
그때 라면 끓이는 소리와 물이 끓는 김이 교실 안에 퍼지며, 우리에게는 그저 음식이 아닌 작은 위로와 동기부여가 되었던 거죠.